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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에 얽힌 다양한 생물의 세계를 알아보자

by ericchoi 2022.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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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에 영향을 미치는 생물

와인이라는 것 자체가 포도라는 식물에 근거하여 만들어지는 술입니다. 그러나 와인이 만들어지는 데에는 포도 외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생물들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에는 포도라는 재료를 이용하여 와인이라는 술을 빚어내는 착한 놈들도 있고 포도나무를 송두리째 죽여 버리는 나쁜 놈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분명 포도를 썩게 만들지만 그로 인해 독특한 와인을 만들어 내는 이상한 놈도 있습니다. 와인의 생산과정에는 수많은 생물들이 관여하고 있고 인간은 이러한 생물들의 활동을 잘 조절하고 이용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얻어 냅니다.

 

알코올을 만드는 효모

와인이 다양한 맛과 향미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술이다 보니 기본이 되는 것은 알코올입니다. 알코올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술 효모라는 곰팡이가 담당합니다. 술 효모가 하는 일은 당류를 산화시키다가 산소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이산화탄소까지 완전히 산화시키지 못하고 중간 산물로 알코올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일종의 발효 반응으로 특히 술 효모에 의한 발효를 일컬어 알코올발효 라고 합니다. 결국 우리가 마시는 독특한 향의 와인은 술 효모가 밥을 먹고 내놓은 배설물과 체액들의 산물인 것입니다. 발효에는 이러한 알코올 발효뿐 아니라 젖당을 젖산으로 만드는 반응도 있으며 이것은 요구르트가 만들어지는 원리입니다. 운동을 과격하게 하면 숨 쉴 때 들어오는 산소가 혈액을 통해 근육까지 빠르게 전달되지 못해 근육에서 무산소 호흡으로 젖산 발효를 합니다. 이렇게 젖산이 쌓이면 근육이 아프고 피곤함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알코올 발효의 부산물에 해당하는 유기산이라는 것들도 소량으로 만들어지는데 어떤 유기산이 만들어지냐에 따라 와인의 다양한 맛과 풍미가 결정됩니다. 예를 들어 젖당이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나타나고 다른 유기산들은 신맛을 강하게 나타내기도 합니다. 발효가 잘 진행되면 좋은 맛의 술이 만들어집니다. 그러나 다른 종류의 효모 예를 들어 내염성 효모나 브레타노미세스속 효모 등이 자라 다른 대사물을 만들어 내면 와인의 맛을 망쳐 버리기도 합니다. 가끔 술에서 소독약 냄새나 헛간 냄새가 나는 것은 십중팔구 이런 효모들 때문입니다. 또 와인이 완성된 이후에도 다른 미생물들에 의해 발효가 더 진행이 되어 알코올이 아세트산으로 변하는 일도 있습니다. 공기가 너무 많이 들어갔다거나 제대로 보관이 안 된 상태로 와인을 오래 두게 되면 와인이 아니라 식초가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식초를 의미하는 영단어 Vinegar는 프랑스 고어 Vin Airgre에서 유래했으며 이는 신 포도주라는 뜻입니다.

 

사과산, 주석산 그리고 젖산

이와 반대로 적절한 발효는 와인의 독특한 맛과 향미를 결정하게 됩니다. 젊은 포도에는 사과산이 풍부한데 사과산은 매우 시큼한 맛을 냅니다. 포도가 숙성되고 발효가 진행되면서는 사과산이 줄어들고 주석산이 많아집니다. 주석산은 와인의 풍미를 더욱 좋게 만들기도 합니다. 더운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와인은 당분만 많고 주석산이 부족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나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생산되는 샤르도네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일부러 주석산을 가하기도 합니다. 발효를 이용하여 와인의 품질을 증대시키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사과산-유산 발효라는 것이 있습니다. 발효가 완료된 와인에 사과산이 너무 많아 시큼하고 숙성이 덜 된 느낌을 줄 때 젖산 발효가 일어나게 하여 사과산이 줄어들고 젖산이나 디아세틸 같은 물질이 만들어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샤르도네의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강화됩니다. 캘리포니아산 샤르도네에서 느껴지는 버터 향의 부드러움이나 우유와 같은 달콤함의 비밀에는 바로 이러한 미생물들이 숨어있는 것입니다. 또 포도 표면에 서식하는 세균들도 장기적으로 와인의 품질을 결정하게 됩니다. 건강한 포도 표면에는 다양한 세균들이 포도가 익어 가면서 번갈아 우점하는데 이들은 포도를 망치는 곰팡이나 다른 세균의 감염을 막아 주고 나중에 발효가 시작될 때 관여하는 세균이나 균류의 종류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포도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상처가 나면 젖산이나 아세트산 세균의 수가 증가해 결국 술이 제대로 발효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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