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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스타일을 결정하는 요소들

by ericchoi 2022.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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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모든 것, 원산지

아무리 과학 기술이 발달했다 하지만 질 나쁜 포도로 고급 와인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품질 좋은 포도만이 고급 와인으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고품질 포도를 양산하는 포도밭은 좋은 토양과 기후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한 포도밭에서 모든 포도가 다 잘 되진 않습니다. 수많은 포도나무 중에서 잘 자라는 포도는 정해져 있습니다. 지역마다 그 지역 토양에 잘 어울리는 포도 종류가 따로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오랜 시행착오 끝에 그 땅에 가장 적합한 포도 품종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 포도를 지금까지 재배해 오고 있습니다. 프랑스에는 '테르와(Terroir)'라고 하는 용어가 있습니다. 해당 포도밭의 토양과 자연환경과의 상호작용 전체를 말합니다. 테르와에 잘 맞는 포도를 가꾸어 와인을 빚는 것이 프랑스 농부들의 스타일입니다. 테르와에 집중하면 그에 어울리는 포도 품종을 알 수 있습니다. 테르와를 잘 이해한 농부들은 보르도에서는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를 재배합니다. 부르고뉴에서는 피노 누와를 기르고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서는 산지오베제를 선택합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카베르네 소비뇽, 호주에서는 쉬라즈가 자랍니다. 지중해 연안에서 전통적으로 와인을 생산하는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테르와를 소중히 여겨 원산지를 와인의 이름을 붙입니다. 그래서 그 원산지를 라벨에 구체적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원산지 이름을 얻으려면 그 지역에서 정한 포도 품종, 재배 방법, 양조 방법 등을 성실하게 지켜야 합니다. 반면에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이른바 '신대륙'에서는 단순한 의미의 지역 구분으로 원산지를 표시하고 지역 구분보다는 포도의 품종을 중요시하여 이를 라벨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진지한 와인 생산자들은 와인은 제조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만들어지는 것으로 여깁니다. 그들은 포도 재배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좋은 와인의 구성요소 중에서 85퍼센트 이상이 포도입니다. 와인 메이킹은 15퍼센트밖에 안됩니다. 유럽의 유명 와인회사 주인들은 한결 같이 이와 같이 말합니다. 원산지 표시 이전 시기에는 보르도 와인에 스페인 와인을 첨가제로 넣어 맛을 강화시킬 수도 있었습니다. 한편 샴페인 지역에서도 샴페인이 아닌 외부에서 재배된 많은 포도를 반입하여 와인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런 형태가 결국 지역 내 포도 생산자의 소득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특히 필록세라 이후 와인 시장은 출처가 불분명한 많은 와인들이 양산되어 저마다 유명한 지역 와인으로 위장되어 시장에 유통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선

의의 피해를 입은 지역 생산자들은 서서히 지역의 이름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그래서 오늘날 와인 세계에서 가장 의미 있는 원산지 개념이 생긴 것입니다.

 

구세계, 지역을 내세우다

전통적으로 와인을 만들어온 유럽에서는 와인을 구분할 때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이라든가 메를로 와인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유럽 와인은 포도의 원산지, 즉 포도밭의 지리적 위치로 와인을 구분합니다. 메독, 생테밀리옹, 샴페인, 샤블리 등이 그것입니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유럽 나라들은 그래서 와인 이름을 지역 이름이나 마을 이름으로 정했습니다. 이런 방식은 과학적입니다. 특정 지역에 잘 자라는 포도가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어떤 한 장소에서 농부들이 다양한 포도를 재배해 왔을 것입니다. 그중에서 그 밭에 잘 적응한 포도만이 살아남게 되고 농부는 경제성의 원칙에 의해 그 포도만을 집중적으로 재배했을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들은 해당 정부에 의해 모두 체계적으로 수집됩니다. 정부는 특정 지역에는 특정 포도를 심기를 지도하고 관리합니다. 그리하여 오늘날 메독은 카베르네 소비뇽, 생테밀리옹은 메를로, 부르고뉴에는 피노 누아, 샤블리에는 샤르도네가 자라게 되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메독에서 나온 와인을 메독 와인이라고 부릅니다. 그 와인의 원산지가 메독이라는 뜻입니다. 결코 이를 카베르네 소비뇽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유럽의 원산지 표시를 따른 발상으로 샴페인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원래 샴페인은 샴페인 출신 스파클링 와인만을 가리킵니다. 호주에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은 샴페인이 될 수 없습니다.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에서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더라도 그것은 샴페인이 아닙니다. 

 

포도 품종을 우선하는 신세계

유럽인들이 건너가 세운 나라들을 신세계라고 호칭합니다. 신대륙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와인을 만들 생각으로 유명한 지역의 포도를 도입하는 데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테르와를 파악하기도 전에 그냥 유명한 포도 예를 들어 피노 누와를 도입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그들이 생각하기에 좋은 땅에다 심었습니다. 샤르도네도 그런 식으로 도입했습니다. 그 결과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의 와인들은 큰 실패를 겪었습니다. 포도자 자라기에 알맞은 토양 연구는 하지 않고 그냥 인기 품종만으로 와인을 양조했기 때문입니다. 서늘한 기후에서 생장하는 샤르도네를 호주나 미국에서는 뜨거운 기후대에 그냥 심었습니다. 요즘은 포도밭 연구를 열심히 해서 나름대로 원산지를 구별하고 있지만 상당한 양의 와인은 여전히 토양 연구 없이 대량 생산되고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오늘날 고급 시장은 원산지 표시 와인, 일반 시장은 품종 표시 와인이 인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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